볼만한 경제 관련 다큐멘터리 15개

economicreason.com 이라는 사이트에서 열다섯 개의 볼만한 경제관련 다큐멘터리를 선정하여 동영상을 제공하기에, 그 내용을 번역하여 여기 올려둔다. 소개 글로만 봐서는 음모론적 시각의 다큐멘터리도 있는 것 같지만, 여하튼 틈나는 대로 동영상을 모두 보면 경제/금융지식 향상에 도움이 될 듯.

1. 과다복용 : 다음 금융위기(Martin Borgs 감독)
Johan Norberg의 ‘금융 대실패(Financial Fiasco)’라는 책을 기반을 둔 이 다큐는 세계의 금융 버블이 터지던 시기를 묘사하는데, 당시의 해법은 더 낮은 이자율과 앓고 있던 은행 시스템에 천문학적인 돈을 쏟아 붓는 방식이었다. 그 해법이 문제다. 왜냐하면 처음부터 어떠한 문제가 있었기 때문이다. 출연 Peter Schiff, Gerald Celente, Dennis Hannon. 46분.

나의 감상기 : 2008년 신용위기의 원인과 해법에 대한 개괄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될만한 다큐. 위기에 대한 경기부양책도 또 하나의 거품이라는 경고. John Murtha Airport 의 사례가 인상적이다.

2. 97%를 소유하였다(Peter Joseph 감독)
‘97%를 소유하였다’는 우리의 경제와 금융 시스템이 처한 골치 아픈 이슈들에 대한 진지한 성찰과 검증 가능한 증거들을 나열하고 있다. 이 다큐는 영국의 관점이지만 중앙은행과 화폐창출의 과정의 내부 작동 방식은 실질적으로 전 세계에서 동일한 개념이다. 2시간 10분.

3. 부채로서의 돈 1(Paul Grignon 감독)
오늘날의 돈은 노예제의 새로운 형식이고, 주인과 노예 사이에 어떠한 인간적 관계가 없다는, 오직 비개성적이라는 사실이라는 점에서 구별이 가능하다. 부채 – 정부, 기업, 가계는 천문학적인 비율에 도달해있다. 이 모든 돈이 어디에서 온 것인가? 어떻게 빌려줄 수 있는 그 많은 돈이 있을 수 있는가? 답은 .. ‘없다’이다. 오늘날 돈은 부채다. 만약 부채가 없다면 화폐도 없을 것이다. 47분.

4. 부채로서의 돈 2(Paul Grignon 감독)
구제금융, 경기부양 패키지, 부채에 쌓여진 부채 … 결국 어디에서 끝날 것인가? 우리는 어떻게 이 더 이상의 물질적 부와 생산성이 없지만 모든 이가 은행가들에게 빚을 진 상황으로 내물렸는가? 1시간 16분.

5. 부채로서의 돈 3(Paul Grignon 감독)
‘부채로서의 돈’ 3부작의 세 번째이자 마지막 편에서는 어떻게 “돈”이 미래에 작동할 것인지에 대한 총체적인 그림을 제공한다. 이는 현존하는 기술들을 적용한 완전히 새로운 시스템의 창조를 위한 놀랍도록 구체적인 청사진이다. 1시간 2분.


6. 돈의 증가 : Niall Ferguson의 세계 금융사
‘돈의 증가’라는 책에 근거한 이 다큐는 하바드 교수 Niall Ferguson에 의한 세계 금융사를 제공하고 있다. 이 다큐는 돈과 은행업에 관한 오랜 역사를 탐구하고 있다. 4시간 30분.

7. 피아트 제국 – 왜 연방준비제도는 미국의 헌법을 위반하였는가?(Matrixx Entertainment Corporation 감독)[fiat money 는 “(정화(正貨) 준비가 없는) 법정 불환(不換) 지폐”를 의미 : 역자주]
미국에서의 연방준비제도에 관한 다큐멘터리.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 은행이 정부소유라고 생각하지만 그렇지 않다. 58분.

나의 감상기 : 중간 정도 봤는데 프리메이슨 류의 음모론에서 하는 이야기와 크게 맥락이 다르지 않다. 연방준비제도가 Jekyll Island라는 비밀 섬에 모인 은행가들에 의해 만들어졌다 라든가 하는 그런…


8. 돈, 은행업, 그리고 연방준비제도(Ludwig von Mises Institute 프로듀스)
토머스 제퍼슨과 앤드류 잭슨은 그 괴물을 인지하고 있었다. 그러나 오늘날 대부분의 미국인들에게 연방준비제도란 단지 달러 지폐에 적힌 이름에 불과하다. 그들은 중앙은행이 경제, 또는 그들 자신의 경제적 삶에 어떤 작용을 하는지 ; 왜 설립되었고 작동하는지 ; 또는 Fed 가 창출하는 국가통제주의, 인플레이션, 경기 사이클을 종식시킬 수 있는 건전한 돈과 은행업에 대해 알지 못한다. 42분.

9. 1929년의 대충돌(Ellen Hovde, Muffie Meyer 프로듀스)
1929년까지 국립시티은행(나중에 시티뱅크가 된)의 행장 Charles Mitchell은 주식과 고위험 채권을 소규모 투자자들에게 직접 파는 아이디어를 보편화하였다. Mitchell과 매우 작은 규모의 은행가들, 브로커들, 그리고 투기세력들은 주식시장을 조작하고, 부를 축적하고, 그 기막힌 10년의 경제적 붐을 일으키는데 기여했다. 1시간.

10. 엔론, 그 방에서 제일 똑똑한 놈들(Alex Gibney 감독)
몇몇 사람들이 미국 역사에서 가장 지독한 기업 악당으로 믿고 있는 – 그들이 수백만 달러를 가지고 도주할 동안 회사를 사기치고 주가를 떨어트려 수많은 노동자와 투자자들이 가방을 싸서 떠나게 만든 것에 대한 재판을 받을 참이다. 1시간 49분.

11. 멜트다운 – 국제 금융 붕괴의 비사(Doc Zone)
Doc Zone은 세계를 여행했다. – 월스트리트에서 두바이, 그리고 중국까지 – 국제 금융 붕괴의 비사를 조사하기 위하여. 멜트다운은 세계를 붕괴시킨 은행가들과 그것을 구하고 붕괴된 평범한 가족들을 살리기 위해 투쟁한 지도자들의 이야기다. 44분.

12. 인수(Avi Lewis)
우리는 아르헨티나에서 행해지는 새로운 종류의 경제에 관한 소문을 들었다. 수백개의 기업들이 문을 닫으면서, 노동자들이 스스로 문을 안에서 문을 닫고 그들 스스로 보스없이 작업장을 운영하고 있다. 1시간 20분.

나의 감상기 : 우리는 Occupy 운동을 최근에야 접했지만 아르헨티나에서는 이미 10년 전부터 진행 중이었다. 자본가가 버리고 간 공장을 오큐파이하고 운영하고 있는 노동자들의 이야기. 직접민주주의의 생생한 사례. 공장점거 운동을 통해 직접민주주의를 맛보고 현실 부르주아 정치의 기회주의를 깨달은 딸과 페론주의에 경도되어 열렬하게 선거운동을 벌이는 어머니와의 갈등을 다룬 에피소드가 인상적.

13. 돈의 주인들(Bill Still 감독)
‘돈의 주인들’은 오늘날 우리의 나라와 세계를 지배하는 정치적 권력구조의 기원을 추적하는 3시간 반짜리 넌픽션, 역사 다큐멘터리다. 3시간 30분.

14. I.O.U.S.A(Patrick Creadon 감독)
I.O.U.S.A는 Patrick Creadon이 감독한 2008년 미국 다큐멘터리다. 이 필름은 미국의 국가부채의 형성과 영향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이 필름에는 Concord Coalition의 이사 Robert Bixby와 前 미감사원장이었던 David Walker가 출연하여, 미국을 여행하며 지역사회에 국가부채의 잠재적 위험을 설파한다. 이 여행은 Concord Coalition이 후원하였고 위키피디어에 “재정적인 각성 여행”으로 알려진다. 45분.

15. 리만 브라더스의 마지막 날
리만브라더스가 맛이 갔던 2008년 9월 12일 일어났던 실제 사건에 영감을 얻은 드라마. 59분.

노무현이 꿈꾸었던 산업고도화 전략은 유효했을까?

먼저 인용문에 링크되어 있는 그래프들을 살펴보기 바란다.

제조업관련 종사자는 1972년 23.7%를 차지하였으나 지금은 불과 9%정도로 줄어들게 되었다. 미국은 지금도 여러가지를 제조해내고 있으나 기술의 발전에 따라 고용이 차지하는 비율은 크게 줄어든 것이다.[美고용상황의 변화]

미국의 40년 동안의 업종별 고용상황의 변화를 표현한 그래프다. 인용문에서 지적하고 있는 것처럼 한때 제조업의 최강국이었던 미국은 이 분야의 고용인력이 전체고용의 20% 이상을 차지할 정도로 비중이 높았으나 오늘날엔 9%에 불과할 정도로 쇠락하고 말았다. 그럼 이들 고용은 어디로 간 것일까? 어렵지 않게 짐작할 수 있듯이 대부분 새로운 “제조업 강국”인 중국이나 NAFTA 등 미국의 자유무역협정을 맺고 있는 곳의 전진기지로 옮겨갔을 것이다.

한편 이 기간의 다른 업종의 변화를 보면, 고급 서비스 업종이라 할 수 있는 ‘프로페셔널/비즈니스 서비스’의 비중이 두 배 이상 많아져서 산업구성이 고도화되어왔음을 알 수 있다. 특이하게도 금융서비스는 동 기간 5.3%에서 5.8%로 거의 변화가 없다. 2008년 월스트리트의 위기를 경험한 이들이 미국의 금융업에 대해 느끼는 의미가 1972년의 그것보다 훨씬 더 클 것임에도 실은 고용비중으로 보면 거의 변화가 없다는 사실은 매우 흥미롭다.

employment_by_industry
1998~2010년 미국의 업종별 고용비중 변화 추이

그렇다면 이렇게 고용의 구성이 달라지는 와중에 업종별 생산의 비중은 어떻게 달라졌을까? 미상공회의소의 경제분석국 자료를 바탕으로 재구성해본 바에 따르면, 1948년에서 2010년까지의 기간 동안 제조업과 금융업의 GDP 대비 비중은 거의 X자를 그릴 정도로 그 위치가 바뀌었다. 제조업은 동기간 꾸준히 고용이 감소한 반면, 금융업은 고용이 증가하지 않는 상태에서 비중을 늘여갔다. 이는 금융업의 인당 부가가치가 제조업보다 높았음을 의미한다.

production_by_industry1948~2010년 미국의 업종별 생산의 GDP대비 비중 변화 추이

바로 이러한 특성 때문에 개발도상국들은 간혹 금융업 육성을 통한 경제의 고도화라는 유혹을 느끼곤 한다. 경제발전이 일정수준 이상으로 올라가면 임금이 높아져 제조업 경쟁력이 떨어지므로 부가가치 창출이 더 용이한 금융업으로 산업을 고도화하여 경제를 재편하자는 아이디어 말이다. 노무현 정부 역시 “동북아 금융허브”라는 구상을 가지고 있었고, 혹자는 한미FTA도 이러한 산업고도화 전략의 연장선상에서 추진한 것으로 짐작하기도 한다.

정부는 단기적으로는 자산운용업 위주의 특화 금융허브를 구축하고, 장기적으로는 글로벌금융허브를 어느 정도 지향하는 금융허브 구축을 계획하고 있음. 단기적으로는 싱가포르를 모델로 하나, 장기적으로는 런던을 모델로 하면서 아시아 3대 금융허브로의 발전을 구상.[정부의 동북아 금융허브 구상‎, 현대경제연구원(2005년 5월)]

오이겐 뢰플러 하나알리안츠투신 사장도 “한국의 금융규제가 여전히 많다”며 “금융중심지가 되기 위해서는 자본의 원활한 유입과 유출이 확실하게 보장돼야 하며 규제의 투명성을 높여야 한다”고 말했다. 이밖에 △노동시장 유연성 제고 △세금부담 경감 △외국어 실력 배양 △통관시스템 개선 △자유무역협정(FTA) 확대 등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인수위에 건의했다.[외인CEO"동북아중심,규제완화부터"]

이러한 산업고도화 전략이 유효할까? 신용위기의 거품이 꺼지고 난 후 적지 않은 이들이 이러한 전략의 위험성을 깨닫기 시작했다. 우선 미국은 기축통화국이자 세계금융의 중심지라는 독특한 지위 속에서 금융의 유동화/증권화 전략을 통해 신용을 창출하여 부가가치를 높였다. 그 결과는 과잉신용으로 인한 붕괴였다. 지속가능성에 심각한 의문이 제기된 셈이다. 아이슬란드같이 이 모델을 어설프게 흉내 낸 나라의 은행가들은 지금은 어부가 되었다.

금융의 고도화가 신기루에 불과한 엉터리 발전모델은 아니지만 제조업의 고도성장과 같은 접근방식으로 밀어붙여서 될 것이 아니라는 점은 분명하다. 그런데 노무현 정부는 한미FTA 등의 문화충격을 통해 이를 단기간에 밀어붙이려 했던 정황이 있다. 이전 정부들의 압축성장의 유혹에서 자유롭지 못했던 것이다. 더불어 과연 그러한 양적성장 중심 모델이 지속가능한 것인가 하는 문제도 있다. 아래 표는 미국의 고용소득과 배당소득 추이를 보여준다.


(출처 : cfr.org)

제조업의 고용이 줄어들고 금융업의 부가가치 창출 비중이 높아지고 있는 와중에 절묘하게도 미국의 소득비중에서도 노동소득은 감소하고 배당소득은 증가했다. 배당소득의 상당부분이 주식을 소유할 능력이 되는 상류층에 돌아갈 것이라는 개연성을 감안할 때, 이런 소득원별 비중의 변화는 소득의 불평등이 심화되고 있음을 알려주는 지표일 것이다. 그리고 금융업의 고도화 – 특히 LBO와 같은 M&A 시장의 발달 – 는 이런 경향을 부추겼을 것이다.

이미 우리나라는 삼성경제연구소와 같은 연구소에서조차 그 심각성을 지적할 만큼 소득저하 및 가처분소득의 감소로 인한 내수부진이 심각한 상황이다. 이런 상황에서 제조업의 저임금 국가로의 이전이나 파견직 확대 등을 용인하면서 금융업 발전을 대안으로 설정하게 되면 그 결과는 어떻게 될까? 제조업 고용의 양과 질은 줄어들고 금융업의 고용은 그에 상응하게 창출되지 않고 내수는 감소하게 될 것이다. 미국으로부터 배울 수 있는 하나의 교훈이다.

‘월스트리트를 점령하라’ 은행

The Occupy Wall Street bank
Posted by Guest writer on Dec 05 15:05.

아래 내용은 ‘월스트리트를 점령하라’ 총회의 12월 4일 회합에서 대안금융실행그룹(alternative banking working group)이 작성한 노트이다. 우리는 – 별도의 코멘트 없이 – OWS의 목적을 이해하는 문서로써 이를 게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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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노트는 OWS운동의 대안금융실행그룹이 작성하였다. 이 노트는 OWS 운동과의 논의, 그리고 보다 광범위한 논의를 위한 것이다.

이 노트는 OWS운동의 가치를 체화하는 이상적인 은행의 특성을 묘사함을 목적으로 하고 있다. 현재의 은행 시스템은 휘발성과 불평등을 심화시키는 현재의 경제위기의 핵심부에 위치해있다. 이 시스템을 바꾸기 위해, 우리는 이를 더 나은 은행으로 바꿀 필요가 있다. 이 은행의 특징들은 무엇인가?

이 특징들은 새로운 것이 아니다. 그리고 많은 것들은 이미 신용조합들, 커뮤니티 은행들, “상호조합”들에서 명백히 증명되었다. 그러나 우리의 목적은 보다 광범위하게 접근 가능하고 영향을 미치는 – 그 예시와 이의 실행을 통해 은행 시스템을 변화시킬 수도 있는, 그리고 그럼으로써, 잠재적으로 보다 공정하고, 보다 폭넓고, 민주적으로 유지되고 안정적인 그 어떤 것을 상상하기 위해서다.

1. 민주적 – 모든 고객은 은행을 가질 수 있고, 그 권한 내에서 계좌에 얼마의 돈이 들어있는 가에 상관없이 동등한 발언권을 가진다. 고용인들은 – 또는 파트너들 – 공동운영자를 구성하면서 은행의 공동소유자일 수 있다.

2. 접근가능 – 은행의 서비스는 모든 이들에게 접근 가능할 것이고, 특별히 가난한 이들에게 그러할 것인데, 이들은 때때로 오늘날의 은행 시스템에서 배제되고 있다. 그럼으로써 그들은 더 비난받는데, 예를 들어 약탈적 대출이 그러하다. 이상적으로 은행은 한 국가 내의 누구에게나 이용 가능할 것이고, 언젠가는 전 세계에 그러할 것이다.

3. 안정적 – 은행은 세계경제를 손상시키고 (특히 가난한 이들에게 피해를 입히면서) 시스템 리스크를 영구화시키는 영리(營利)를 추구하고 위험한 은행 업무를 지양할 것이다. 그 대신, 은행은 위험을 최소화하는 식으로 운영될 것인데, 예를 들어 “제한된 목적의 금융(Limited Purpose Banking)”이라는 Laurence Kotlikoff가 제안한 개념과 같은 방식으로 모든 부채들을 상호화(mutualising)시킬 것이다.

4. 비영리 – 은행은 고객과 고용인의 이익을 위해 운영될 것이다. 여하한의 이익은 보다 싼 대출이나 다른 서비스, 또는 무료 서비스의 – 예를 들면 극빈자들을 위한 무이자 대출 – 행태로 고객들에게 돌아갈 것이다. 이익을 창출하거나 높은 주가를 유지할 필요가 없는 경우, 은행은 영리 은행들보다 더 경쟁력 있는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을 것이고, 그럼으로써 다음의 특징을 구현하는데 기여할 것이다.

5. 경쟁력 – 은행은 영리 은행들과 동등하거나 더 나은 서비스를 개인과 기업에게 제공할 것이다. 만약 은행이 비영리이고 “가벼운” 인프라스트럭처를 지니고 있으면, 아마도 대출자와 차입자를 짝지어 주기 위한(p2p 서비스와 비슷하지만 동일하지는 않은) “청산소”로써의 필수적인 기능을 하면서 이 목적에 매우 타당하게 부합할 것이다. 우리는 또한 많은 유럽 국가들에서 제공되는 것들과는 대조되는 미국에서의 현재의 은행 서비스의 최악의 퀄리티를 유념하고 있다.

6. 투명함 – 금융 시스템의 불투명성과 이해불가함(금융에서 일하는 이들에게조차)은 “신용 크런치” 붕괴에 영향을 미쳐왔다. 이 은행의 운영은 대조적으로 전체적으로 투명할 것이다. 그럼으로써 또 다시 그 운영에 의해 초래될 리스크를 최소화할 것이다.

7. 평등 – 은행의 어떤 파트너나 고용인들도 최저임금의 노동자들의 일정비율 이상으로 임금을 받지 못할 것인데, 예를 들어 그 숫자의 5~8배 이하. 이러한 방식으로 은행은 더 높은 수준의 평등을 추구하고 그러한 특징을 보다 광범위하게 경제 전반에 독려할 것이다. 이는 또한 은행의 경쟁력에도 기여할 것이다.

은행을 설립할 시에, 위에 개괄한 특징들이 구현된 원칙이 가능한 많이 적용되어야 한다.(“수단이 곧 목적이다”) 또한 고려되어야 할 가능성은, 그라민 은행처럼 은행은 고객과의 법적계약보다는 신뢰에 기초하여 기능하고, 그럼으로써 희소한 사회적 상품을 재건하는데 기여한다.

만약 OWS 내에, 그리고 그러한 은행에 대한 희망사항에 아마도 더 광범위한 일반적인 일치점이 있다면 대안금융그룹은 전 세계의 유사한 은행들의 사례와 경험을 – 그리고 아마도 조력 – 구상함으로써 그 은행의 설계와 – 아마도 – 건설에 그것들을 적용할 것이다. 그러나 이에 독점은 없을 것이다. 누구나 자유롭게 이러한 아이디어들로부터 영감을 얻을 수 있고 똑같은 도전을 시도할 수 있다.

이 글은 2011년 12월 5일(월) 15시 05분 게스트 필자가 작성했고 ‘월스트리트를 점령하라
’, OWS의 태그가 붙어 ‘자본시장’ 폴더 아래 저장되었다.

원문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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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이 상정하고 있는 이상적인 은행은 營利 은행이 아닌 비영리 은행, 아마도 국유화되거나 사회화된 은행들이 투명하고 평등하게 운영됨으로써 원활하게 기능하지 않고 있는 현재의 은행 시스템을 치유해주길 기대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라민 은행을 언급한 부분에서 그러한 종류의 은행에 대한 약간의 선망도 엿볼 수 있는데, 과연 그러한 착한 은행이 악한 시스템을 구원할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좀 더 살펴볼 일이다. 여하튼 하나의 운동이 이렇게 사회전반에, 특히 은행 시스템과 같은 경제에 대한 아이디어를 구체화할 수 있는 동력을 가지고 있다는 점은 매우 부러운 부분이다.

현재의 부동산PF 시장 단상

4월 13일 만기가 도래한 헌인마을 PF에 대한 대출의 실질차주 중 하나인 삼부토건이 기업회생절차를 신청함으로써 또다시 시장에 공포감이 밀려오고 있다. 사실 삼부토건의 이러한 행태는 자금여력이 있음에도 사업파트너인 동양건설산업의 담보제공 거부 등에 따른 對금융기관 협상카드용 자구책으로 여겨지지만, 그럼에도 시장은 보수적인 삼부토건이 이만큼 어려운 상황이라는 사실에 큰 충격을 받고 있는 것 같다. LIG건설에 이어 연속적으로 부실의 원인이 부동산PF라는 점에서 그 사업방식의 부작용도 다시 거론되고 있다.

한국에 있어 민간부동산개발의 자금조달방식은 선진외국과는 본질적인 차이점을 갖고 있다. 그중 가장 커다란 요인은 선분양제도에 기인하고 있다. 1977년에 정부는 민간부동산개발의 대표적인 주체인 건설회사의 자금조달능력이 부족한 점을 고려하여 선분양에 따른 소비자조달금융으로 개발사업에 소요되는 자금을 충당하도록 하였다. 이러한 선분양제도는 부족한 자본축적과 미성숙한 금융시스템 시대의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지만, 한국에서 부동산개발분야를 성장시키는데 기여하였다. 향후 10여 년간은 이 시스템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선분양 시스템 하에서 민간의 부동산개발에 필요한 자금조달구조가 생성되었으며, 초기에는 대부분 시공사대여방식으로 이루어졌다. IMF이후 민간부동산개발은 구조적인 변화를 경험하게 된다. IMF초기 건설회사와 금융기관의 연속적인 부도와 구조조정으로 부동산개발분야는 극도록 침체하였다. 그러나 구조조정과 침체기를 지나 부동산시장이 활기를 되찾게 되면서 건설회사 이외에 금융기관과 부동산신탁회사가 새로운 자금조달 주체로 등장하게 되었다. IMF를 전후한 10년 이내의 기간 동안 부동산개발금융과 직간접적으로 관련된 각종의 제도가 도입되었다. 신탁업법에 의하여 1991년 1월에 전업형 부동산신탁제도가 도입되었으며, 1998년 4월에는 은행 부동산신탁이 가능하게 되었다. 부동산유동화에 관한 법률에 의거 1998년 9월에는 자산담보부증권(ABS)이 도입되었고, 이어서 주택저당채권유동화에 관한 법률에 의해 1999년 1월에 주택저당증권(MBS)이 제도화되었다.[민간부동산개발의 사업방식별 자금조달 특성에 관한 연구, 손진수/서후석, 2006년, 한국부동산학회, pp67~68]

짧은 글에 한국 부동산 금융의 시간적 흐름이 잘 정리되어 있어 인용해보았다. 윗글에서 말하는 것처럼 한국의 부동산 금융은 “선분양”이라는 특이한 환경 속에서 발전해왔다. 이는 어떻게 보자면 부동산 수요자에게 상당 부분 리스크를 전가하는 것이지만, 당시는 자산가치 인플레이션의 시대였고 부동산 수요자 역시 “전세”라는 또 하나의 특징적인 부동산 금융 형태를 활용해 이러한 리스크를 헤지하였다. 이 시기에 금융기관들은 관치금융의 지도하에 제조업 – 특히 수출 위주의 – 분야에 금융제공을 집중시키고 있었다.

금융기관을 통한 부동산 금융이 본격화된 계기는 IMF 이후 정부가 제도개선이나 택지공급 등을 통해 공급위주의 주택정책을 펴면서, 그리고 부동산 시장이 살아나면서 본격화되었다. 이전과는 한 차원 다른 규모의 사업개발, 대기업 건설사의 아파트 브랜드 등장, 건설사의 단순수주 사업에서 개발 사업을 통한 부가가치 증대 도모, 대형 금융기관 간의 자산 확대 경쟁심화 등이 이러한 추세를 가속화하였다. 이에 따라 금융기관 기업대출에서 업종별로 차지하는 비중은 제조업은 줄어드는 반면, 건설업은 크게 증가하였다.

한국형(?) 부동산PF 시장의 특징

2000년대 중반에 건설업과 금융업의 이러한 상생은 절정에 달한다. 하지만 서브프라임모기지 사태가 터지고 전 세계에 위험이 전파되면서 그 여파는 국내 부동산PF에도 미치게 된다. 다른 나라와 같이 급격한 자산 가치 하락은 경험하지 않았지만, 우리나라 역시 시장이 침체되고 추진하던 사업들이 줄줄이 취소되면서 대출이 부실화되어왔다. 특히 상대적으로 위험이 큰 대출을 떠안았던 저축은행과 더 높은 이자를 지급해야 했던 중견건설사들의 피해가 컸다. 이에 자산관리공사가 부실화된 대출을 떠안아 급한 불을 꺼나갔다.

잠시 한국 부동산 금융의 특징을 살펴보면, 사업시행주체의 자금력이 약하다는 점, 사업의 현금흐름이 여전히 선분양을 통한 단기 현금유입에 많이 의존하고 있다는 점 등이다. 자금력 있는 디벨로퍼가 소수인 상황에서 초기 사업개발비 조차 금융기관의 자금에 의지하였고, 이를 브릿지론이라 하여 저축은행과 같은 제2금융권 등 높은 이자율을 선호하는 기관들이 참여하였다. 한편 장기적인 부동산 운용이 아닌 분양방식에 의존하는 방식은 결국 단기적인 분양시장에 크게 의존하며 수요 리스크를 증가시키는 요인이기도 하였다.

이 두 가지 특징으로 말미암아 금융기관, 특히 저축은행 등 제2금융권이 금융기관이 건설사의 지급보증 등 부외금융을 담보로 하여 고위험/고수익을 추구하였고, 시장이 침체된 상황에서 그러한 대출이 분양대금을 상황재원으로 하는 ABCP 등 단기대출이어서 대출연장의 위험에 빠지게 된 것이다. 결국 대주단은 상환능력이 없는 사업시행자가 아닌 실질차주인 건설사에게 자금상환을 요청하고 건설사는 우발채무 상환능력이 저하되는 상황에 놓이게 된다. 유동성 확장세가 축소세로 돌아서는 끝자락에서 벌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작년 말 현재 증권거래소 상장 30개 건설사의 PF 대출 보증 잔액은 28조2110억원에 달한다고 한다. 그러나 그 큰 규모만큼 상황이 극단적인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 일단 상당비중은 우발채무를 견뎌낼 여력이 있는 대기업 건설사들에 몰려 있고, 이들의 사업장도 수도권 등 상대적인 우량사업지다. 문제는 한계사업장을 가지고 있는 중견건설사인데, 이들을 어떻게 통제하느냐가 시급한 과제다. 하지만 결국 정책당국이나 업계의 노력여하에도 불구하고 건설업과 금융업의 한계기업의 퇴출은 불가피하지 않을까 판단된다.

대안은 무엇인가?

건설산업연구원의 김현아 연구원은 “금융권이 지급보증 등의 안전장치를 내세워 리스크는 전혀 부담하지 않고 개발수익금만 챙겨가는 구조가 문제”라면서 “시공사가 보증을 서는 대신 은행들이 지분투자에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건설사 '줄초상' 막으려면 부동산PF 달라져야]

비소구 금융(non-recourse financing)을 특징으로 하는 프로젝트파이낸스라기보다는 부동산자산을 담보로 하는 기업금융의 특성을 가진 한국형(?) 부동산PF가 달라져야 한다는 것에는 공감하는 바이지만 김현아 연구원의 말처럼 금융권이 지분투자를 하는 등의 보다 큰 위험을 떠안아야 한다는 것은 현명치 못한 대안이다. 금융권이 사업성 검토능력을 갖추지 못한 채 대출을 해온 관행을 비판할 수는 있지만 금융기관(institution)이 아닌 금융회사(firm)의 역할을 이제 와서 대안이라고 내놓는 것은 시대역행적인 사고다.

만약 금융위기 전에 여러 시중은행이 시도했던 것처럼 월街의 투자은행과 같은 금융회사를 만들었다면 이러한 투자행태가 가능할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이제 “investment banking은 남았지만 investment bank는 사라졌다”는 말처럼, 금융권이 독자적으로 레버리지를 쌓아 고위험 투자에 나서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다. 한편으로 기존 금융권에게 그러한 행동을 요구하는 것 역시 문제가 있다. 금융업, 특히 은행은 돈을 맡아두는 이유가 이를테면 고유계정 거래를 통한 고수익 창출과는 거리가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A가 B은행에 1천만을 4% 예금금리로 저금하면 B은행은 그 예금을 C기업에 건네줄 때에 자금의 원천 성격에 부합되게 대출의 형태로 빌려줘야 합당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때 대출금리가 6%면 2%의 예대마진을 취한다. 그런데 B은행이 C기업에 대출이 아닌 출자(principal investment)의 형태로 건네주면 어떤 일이 발생할까? 만약 C기업이 사업이 잘 되어 대출과 비슷한 스케줄을 가정하여 10%의 배당을 주었다면 바로 위에서 말했듯이 주주에게 ‘부의 이전’이 발생한다. 반대로 C기업이 망하게 되면 예금자는 여전히 원리금을 보장받을 것이므로 ‘무임승차’의 문제가 발생한다. 더불어 지금과 같은 금융위기 상황에서 국가가 예금보장을 해줄 경우 상업은행에게 ‘모럴해저드’의 문제가 발생한다.[소위 금융복합기업 모델에서의 딜레마 한가지]

현재, 단기적으로는 개별사업/기업의 부실로 인한 시장의 전염을 막는 것이 최선이다. 삼부토건의 기업회생절차 신청으로 인해 채권등급이 떨어지고 동사가 추진하고 있는 또 하나의 사업인 김포풍무PF에 불똥이 떨어지고 있는 것이 전형적인 전염사례다. 장기적으로 누구나 동의하는바와 같이 부동산 시장의 참여자 행태가 변해야 한다. 당분간 이전과 같은 공격적인 행태는 어려울 것으로 판단되지만, 자금력 있는 디벨로퍼의 등장, 장기적인 부동산 운용을 통한 이익 추구, 공적영역에서의 적정한 통제 등이 필요하다.

찰스 미첼(Charles E. Mitchell)

연준을 그렇게 멋지게 한방 먹인 찰스 미첼은 호황을 계기로, 은행의 전통적인 이미지 즉 사람들의 재산과 전통적인 가치를 지켜주는 파수꾼이라는 이미지를 파괴하는 데 큰 공헌을 한 사람이었다. [중략] 미국에서 가장 큰 상업은행을 경영하던 사람이었지만, 그가 보기에 은행에서 가장 중요한 일은 대출이나 예금 업무가 아니라, 주식을 포함한 유가증권을 매매하는 일이었다. 은행가라면 채권은 몰라도 주식은 아무리 좋은 회사의 것이라도 조심스럽게 봐야 하는 게 원칙이던 시절, 이런 그의 발상 자체부터가 전통과는 거리가 멀었다. 미첼은 이런 이단적인 행동에서 한 걸음 내지 두 걸음 더 나아가, 흔히들 하듯 가만히 앉아 손님이 유가증권에 대해 문의하러 오기를 기다린 게 아니라, 상품을 팔러 다니기까지 했다. [중략] 물론 은행은 법적으로 유가증권 거래를 할 수 없게 되어 있었으나, 미첼의 은행은 당시 다른 은행들과 마찬가지로 유가증권 전문 계열회사(security affiliate)를 세우는 방식으로 쉽게 이 제약에서 벗어날 수 있었으며, 때로는 그 직원들을 전부 은행직원으로 메우기도 했고, 비은행이라는 지위를 이용해 마음대로 유가증권 시장에 뛰어들어 장사를 했다. 따라서 누군가가 이런 유가증권 계열회사를 ‘법률상의 웃음거리’라고 비웃자, 많은 사람들이 이에 동감했다. [중략] 미첼은 자신의 영업방식에 대해 너무도 솔직했으며, 유가증권 거래를 제조업의 다른 상품 거래와 하나도 다를 바가 없는 것처럼 얘기하곤 했다.[골콘다, 존 브룩스 지음, 이동진 옮김, 그린비, 2001년, pp146~147]

현재의 시티은행의 전신인 내셔널시티(National City) 은행의 행장이었던 찰스 미첼(Charles Mitchell)은 인용한바와 같이 전통적이고 보수적인 은행의 역할에서 벗어나 오늘날의 투자은행과 유사한 영업행위를 통해 막대한 이윤을 창출했다. 그리고 잘 알다시피 이러한 은행의 무분별한 영업행위, 그리고 다양한 다른 원인들이 결합되어 1929년 대공황이 발발하였다. 이후 한동안 상업은행과 투자은행은 글래스-스티걸 법 등 관련제도를 통하여 그 영업범위가 엄격히 규제되었다.

찰스 미첼의 유가증권 영업행위가 옳은 것이냐의 여부를 떠나서 그가 시대를 앞서간 혁신가 중 하나라는 것은 인정하여야 할 것 같다. 그는 증권 거래를 다른 상품 거래와 마찬가지로 보고 스스로를 그 상품의 거래자로 자리매김하였다는 점에서 가만히 앉아 고객이 찾아오기를 기다리며, 고객의 돈을 맡아두는 것에 만족하던 은행가들과는 많이 다른 관점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이다. 즉 그는 은행가(banker)이기도 하지만 채권 영업인(bond salesman)이기도 하였고, 스스로도 그러한 역할에 솔직했던 것 같다.

한국금융연구원 이동걸 원장의 이임사 中에서

“여러 가지 사례를 들 필요도 없습니다. 현 정부가 금과옥조처럼 여기는 금산분리 완화정책을 살펴봅시다. 재벌에게 은행을 주는 법률 개정안을 어떻게 ‘경제살리기 법’이라고 부를 수 있습니까. 어떻게 ‘개혁입법’이라고 부를 수 있습니까. 그것을 어떻게 국제적 조류라고 감히 주장할 수가 있습니까. 어떻게 우리나라가 전세계에 유래가 없을 정도로 금산분리가 가장 철저한 나라라고 주장할 수 있습니까. 정부의 주장과는 달리, 그리고 일부 보수집단 금융이론가들의 주장과는 달리 우리나라는 전세계 선진국에는 유래가 없을 정도로 산업자본의 금융지배가 가장 많이 허용된 나라입니다. 그 폐해도 가장 많이 경험한 나라입니다.

여러분들은 외국의 경우 은행이든 증권사든 보험회사든 산업자본의 지배 아래 있는 세계적 금융기관을 보신 적이 있습니까. 제가 과문해서 그런지 모르겠습니다만 저는 아직 산업자본의 지배 아래 있는 세계적 은행, 세계적 증권사, 세계적 보험사의 예를 듣지도 보지도 못했습니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경우에는 은행을 제외하면 증권, 보험 등 제2금융권의 주요회사들은 거의 대부분 산업자본 즉, 재벌의 지배 아래 있습니다. 이래도 저희 나라가 전세계에서 금융과 산업이 가장 철저히 분리된 나라라고 할 수 있겠습니까. 그리고 불행히도 재벌의 지배 아래 있는 우리나라의 증권사, 보험사들은 비록 국내시장에서는 1류 행세를 하지만 국제시장에서는 2류, 3류 수준에 불과한 실정입니다. 재벌의 소유를 금지했기 때문에 우리나라 증권사, 보험사가 세계시장에서 2류, 3류에 머물러 있는 것이 아닙니다. 이래도 재벌의 은행소유를 금지하고 있기 때문에 우리나라의 금융산업이 국제적인 수준으로 발전하지 못한다고 할 수 있습니까. 그렇게 주장하기 전에 우선 재벌들은 자기들이 소유한 증권사, 보험사를 국제경쟁력을 갖춘 글로벌 금융사로 만들어야 합니다. 그런 능력이 있다는 것을 보여야 합니다. 그렇지 않다면 은행을 재벌에 주어야 한다는 주장은 마치 프리메라 리그의 꼴찌 축구팀에게 야구를 하도록 해주면 월드시리즈 챔피언이 될 거라는 주장과 다르지 않습니다. 복잡하고 어려운 경제이론을 내세우기도 전에 이런 평범한 상식적 결론을 현 정부는 왜 진솔하게 인정하지 않는지 이해할 수 없습니다. 저희 연구원으로서는, 그리고 저 개인으로서도 — 원장으로서 뿐만 아니라 금융학자로서 — 정부의 금산분리 완화정책을 합리화할 수 있는 논거를 도저히 만들 재간이 없습니다. 정부의 적지 않은 압력과 요청에도 불구하고 말입니다.”

한국금융연구원 이동걸 원장의 이임사 中에서(2009년 1월 31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