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진 사태(?)를 보고 있자니 딱 생각나는 사람이 있다. 래리 플린트 Larry Flynt. 어쩌면 그는 ‘우리나라 블로고스피어의 래리 플린트’로 자리매김하게 될지도 모르겠다. 물론 그 규모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작은 것이 사실인데,1 어쨌든 레진닷컴은 허슬러, 티스토리는 국가의 검열당국인 셈이다.
음... 사실 레진 사태에 대해 이야기하려던 것은 아니다. 하고 싶은 이야기는 우리나라 인터넷 업계의 이중성에 대해서 이야기하고 싶어서인데 레진 사태에 대해서는 나중에 다시 언급하기로 하겠다.
그럼 본론으로 들어가서... 이번에 레진님에게 한방 먹인 티스토리, 궁극적으로는 다음에 대해서 이야기해보도록 하자. 일단은 담당자의 냉정한(어떤 이에게는 냉혹한) 검열은 그 중간과정에 어떤 잡음이 있었던지 간에 회사의 방침을 불가피하게 이행하였던 것일 게다. 더구나 다음과 같이 - 이번 촛불시위 정국에 특히나 - '상대적' 진보성으로 인기를 얻은 기업에서는 더욱 도덕적 청결을 유지할 필요가 있을지도 모르겠다.
문제는 일관성인데... 지금 다음 검색창에서 우리나라에서 최고의 인기검색어일 ‘섹스코리아’2를 쳐보시기 바란다. 당장 성인인증창에 걸린다. 이거 예전에는 없었는데 당국에서 한번 네이버 뒤집어엎고 해서 급조된 것이다. 물론 요즘처럼 주민등록번호가 동네 짜장면집 전화번호보다도 못한 취급을 받는 세상에선 눈 가리고 아웅 이다.
옆길로 샜는데 여하튼 아버지 주민번호로 성인인증마치면 검색결과가 뜰 것이다. 대충 아래 캡춰화면과 같습니다만 ... 뭐 특별한 문제없지 않은가 하고 느낄 것이다.
문제는 다음 - 을 비롯하여 모든 검색 사이트에서 - 이러한 성인 사이트 등록 시에 등록비를 받는다는 점, 그리고 그 성인사이트3 는 다른 일반 상업사이트에 비해 더 많은 돈을 받는다는 점이다. 뭔가? 위험수당인가? 요컨대 포털들은 성인 사이트와 공생관계다.
이 금액차이의 기준은 무엇일까?
저런 차별적인 유료화정책 및 가격정책을 제일 먼저 시행한 곳은 한때 검색엔진의 황제였던 야후였다. 그 뒤를 네이버와 다음 등 국내포털이 이었다. 성인 사이트에 대한 검찰의 대대적인 단속이 있기 전에 어지러울 정도로 많은 성인 사이트가 뜨던 시절이 있었고 지금은 모르겠지만 아마 그 당시에는 포털의 주요수입원이었을 것이다.
여하튼 이제는 같은 검색어로 구글에서 검색해보자. 구글에서는 성인인증창이 안뜬다. 구글이 보다 의연해서일수도 있고 우리나라 검열당국이 구글에게는 쫄아서 성인인증을 거치도록 하는 행정지도를 하지 않았을 수도 있다. 아무튼 아래 검색결과를 보면 구글에서는 국내 포털들과 달리 적어도 ‘섹스코리아’로 성인사이트를 등쳐먹지는 않는다.4
보다 더 심각한 쪽으로 이야기해보자. 지금 네이버나 다음과 같은 대형포털의 가장 큰 수익원은 어떤 것일까? 모르긴 몰라도 도박 사이트가 그 수위를 다툴 것이다. 이게 진짜 돈을 걸고 하지 않는다고 사행성 없다고 말하는 사람은 그곳에 안 들어가 본 사람이다. 나같이 호승심 없는 사람도 어쩌다 한번 들어갔다 사이버머니를 잃으면 리얼머니를 결재해서 고수가 되고픈 마음이 문득 생기곤 한다.^^ 그래서 돈 꽤 썼다는 (무려 의사인) 후배가 있다.
이제 한번 보자. 성인사이트 삐끼질과 도박영업장을 수익원으로 삼는 회사의 다른 계열사에서 어떤 양반이 AV 오덕질을 통해 얻은 인생의 교훈을 감동적인(?!) 필체로 적은 글5을 음란물로 난도질 하는 것에는 어떠한 이중적 잣대에서 오는 심정적 갈등도 없는 것인가? 계열사가 다르니까 괜찮은 것인가? 그 점을 고민이라도 해보았을까?
이 자리에서 다음과 네이버에게 도덕적인 훈계를 하고 싶은 생각은 없다. 수요가 있는 곳에 공급이 있다하니 유사‘포주’와 유사‘도박장 운영’의 회색지대가 있음을 발견하고 그게 현행법에 저촉되지 않는 모양이니 살살 하시라는 이야기 이상으로 비판하고 싶은 생각이 없다. 다만 그러한 견지에서 레진 사태가 스스로 기업의 운영행태에서 어떤 모순된 점은 없는지 되짚어 보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
- 솔직히 ‘한국어 쓰는 남한의 블로그’는 ‘미국의 언론’과 비교하자면 찻잔 속의 태풍이다. 남한 땅의 파워블로그? 그런 거 없음 [본문으로]
- 이 단어 때문에 암만해도 트래픽 폭탄 터지지 싶다 [본문으로]
- 소위 이 우리나라 성인 사이트라는 곳도 참 재미있는 곳인데 외국에 서버를 두고 노골적인 하드코어를 제공하는 곳을 제외한 대개의 사이트들은 야한 만화나 페이크 동영상 정도의 콘텐츠를 제공한다. 그럼에도 이걸 개념 없이 비싼 돈 주고 유료회원 되어놓고는 하드코어 없다고 투덜댄 양반들이 꽤 있었나보다. 그래서 몇 년 전에 검사양반들이 성인 사이트 일제 단속해서 잡아들였는데 죄목은 사기죄였다. 노골적인 선전문구와 달리 하드코어가 없어서였다나? [본문으로]
- 외국기업이나 구글의 상대적인 도덕적 우위를 이야기하고자 함이 아니다. 예전에 어디선가 본 기사에서 보면 실제로 미국의 주요 포털들은 이미 꽤 오랫동안 포르노 산업에 직간접적으로 개입하여 매출의 상당부분을 해당 분야에서 올리고 있다고 한다. 적어도 한국어로 되어 있는 포털들에서 어떻게 그 표현방식이 다른가의 한 예를 든 것이다. [본문으로]
- 제3자적인 관점에서 판단하건데 그의 티스토리 글은 일단 누가 보아도 명백히 이글루스의 글에 비해 강도가 약한 것이 자기검열의 냄새가 짙었고 그 성적수위는 약간은 감질 맛 난다고 생각될 정도의 소프트 중에서도 소프트코어였다고 생각한다 [본문으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