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악한 구글과 미련한 아일랜드

해외 세금계산서를 줄이기 위해, 구글은 복잡한 법적 구조를 사용하였고 이를 통해 2007년에 31억 달러를 절감하고 지난해 총수익을 26%증가시킬 수 있었다. 많은 다국적기업들이 비슷한 구조를 활용하는 가운데, 구글은 그들의 해외 세율을 기술 분야의 경쟁자들보다 더 낮게 낮출 수 있었다. 2007년 이래 그들의 세율은 2.4%이다.[중략]
미재무부에서 일했던 세무 경제학자 마틴 설리반은 “이 회사는 평균적인 법인세율이 20%이상인 고세율의 나라들에서 대부분 영업활동을 합니다.” 미국 다음으로 구글의 두 번째로 큰 시장인 영국은 28%다.
버뮤다에서는 법인세가 전혀 없다. 구글의 이익은 세무 변호사들로부터 “더블 아이리쉬”와 “더취 샌드위치”로 불리는 대단히 난해한 경로를 통해서 이 섬의 백사장으로 여행한다. 구글의 경우 이렇게 작동한다.: 유럽, 중동, 또는 아프리카의 어떤 회사가 구글을 통해 검색광고를 구입하면, 이 돈은 구글 아일랜드로 송금된다. 아일랜드 정부는 기업이윤에 대해 12.5%를 과세한다. 그러나 구글은 이 이윤을 더블린 사무실에 머물게 하지 않게 함으로써 대부분의 세금을 내지 않았는데, 보도된 바로는 2008년에 세전이윤이 매출의 1%도 안 된다.
아일랜드 법으로는 구글이 거액의 세금을 부과 받지 않은 채 버뮤다로 직접 돈을 보내기 어렵다. 그래서 지불된 돈은 네덜란드를 통해 짧은 우회로를 경유한다. 아일랜드에서는 다른 EU국가들의 회사로의 일정액의 지불에는 과세를 하지 않기 때문이다. 일단 돈이 네덜란드로 가면, 구글은 너그러운 네덜란드의 세법을 활용할 수 있다. 거기에 있는 그들의 계열사 구글 네덜란드 홀딩스는 그저 껍데기일 뿐이고(직원이 아무도 없다) 모여진 돈의 99.8%가 버뮤다로 넘어간다.(버뮤다에 있는 이 계열사는 기술적으로는 아일랜드 회사다. 그래서 “더블 아이리쉬”란 별명이 붙었다.)[The Tax Haven That's Saving Google Billions]

사악해지지 말자던 구글이 저지르고 있는 “사악한” 짓의 일부다. 어제 이 블로그에 올린 글에 댓글 달아주신 daremighty님의 제보(!?)로 알게 되었다. 나 역시 구글을 통해 많은 서비스를 제공받고 있는 와중에 – 비록 공짜이긴 하지만 그게 과연 공짜일까 하는 생각이 가끔 들기도 하는 – 구글마저, 아니 다른 IT기업보다 더 잔머리를 굴리며 이렇게 탈세를 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니, 왠지 악덕기업에 한 푼 보탠 것 같아 당황스럽기도 하다.

한편, 이 “돈의 세계여행”에서 눈에 띄는 나라는 아일랜드다. 아일랜드는 최근 850억 달러 규모의 구제금융을 받기로 한 나라여서 특히 눈에 밟힌다. 아일랜드는 1980년대 말부터 강력한 대외개방경제를 표방하여 경제발전을 이룩한 나라였다. 경제정책의 핵심은 12.5%라는 유럽에서 가장 낮은 법인세율로 다른 나라의 기업을 유혹하는 전략이었다. 이 전략은 단기적인 성공을 거두어, 아일랜드는 유례없는 높은 성장률을 지속해 왔다.

그러나 2000년대 중반부터 이러한 성장추세는 꺾이기 시작하였는데, 바로 구글의 행태가 왜 아일랜드의 성장추세가 꺾일 수밖에 없었던가에 대한 단초를 제공해주고 있다. 즉, 다국적기업을 상대로 한 국가의 세금 세일즈는 언젠가 더 낮은 세율, 그리고 더 교묘한 탈세(또는 절세) 방법이 나타나면 쇠락할 수밖에 없는 영업 전략이라는 사실을 설명해주고 있는 것이다. 구글에 자국 기업이 2개나 되면서도 푼돈만 걷고 있는 꼴이라니…

그럼에도 아일랜드는 어이없게도 구제금융에 대한 반대급부로 12.5%의 법인세율을 올리라는 채권단의 주문에 “자존심이 걸린 문제”라면서 양보하지 않았다. 그대신 그들이 150억 유로 규모의 재정긴축안을 발표하면서 내놓은 대책에서는 최저임금 삭감, 복지예산 축소, 공공분야 일자리 축소 등 노동계급에게 일방적으로 피해가 가는 대안만을 제시했을 뿐이다. 심지어 부가가치세의 세율은 21%에서 23%로 올렸으면서도 말이다.

유럽의 변방이었던 아일랜드가 EU에 참가하면서 누릴 수 있었던 특혜는 이제 수명을 다했다. 거칠 것 없는 자본의 세계화라는 상황은 처음 얼마간 아일랜드에게 유리한 조건을 형성하였으나, 이제는 경제적 재난을 가속화하는 원인이 되고 있다. 그럼에도 아직도 미련을 못 버리고 법인세율을 유지하는 것은 마치 검을 강물에 떨어트리고 그 떨어진 배의 위치에 표시를 하는 각주구검(刻舟求劍)의 미련한 짓일 뿐이다.

하지만 어떻게 보면 이런 미련한 짓이 비단 아일랜드에게만 해당되는 것은 아니다. 각 나라, 각 지방자치단체는 여전히 경쟁적으로 다국적 기업유치를 위해 사탕발림을 해대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극히 몇몇 나라를 제외하고 그것은 지속가능한 성장전략이 아님이 증명되었다. 심지어 미국 자동차의 자존심인 디트로이트조차 메뚜기 떼처럼 이동성이 뛰어난 자본을 잡지 못해 폐허가 되지 않았는가? 자본은 바람과 같은 것이 되고 말았다.

대안은 뭘까? 전에 농담 삼아 말했지만 전 세계가 단일세율을 적용하는 것만이 구글과 같은 잔대가리들을 통제할 수 있는 방법일 것 같다. 여전히 그게 실현가능하냐 하는 의문이 드는 이유는, 결국 우리가 영토적 개념의 국가이익이 국제경제에서 충돌할 수밖에 없는 자본주의 세계에서 살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낮은 세율이 국가경쟁력이라고 강변하는 이가 있다면 뭐 아마도 세율 0%가 될 때까지 내달리는 치킨게임을 좋아하는 이일 것 같다.

6 thoughts on “사악한 구글과 미련한 아일랜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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