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통제국가 대열에 동참하려는 미국

우리나라가 인터넷통제 강국으로 부상하고 있는 동안, “표현의 자유”에 관해서는 천국이라 할 수 있는 미국에서도 불길한 기운이 피어오르고 있다. 이른바 SOPA (the Stop Online Piracy Act)라는 이름의 법안이 공화당 Lamar Smith 하원의원을 필두로 한 양당의 12명의 의원들에 의해 올해 11월 26일 하원에 발의된 것이다. 이 법안은 美당국 및 저작권자가 지적재산권에 대한 온라인에서의 침해를 단속할 권한을 강화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 법안은 또한 온라인 비즈니스 업체들이 능동적으로 자사 서비스에서 사용자들이 저작권을 침해할 여지가 있는 저작물을 올리는 행위를 감시하고 단속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이 법안은 혁신을 저해할 조항들을 담고 있다. 이 법안은 인터넷의 근본적인 구조적 결함을 어설프게 땜빵 하는 조항을 담고 있다. 이 법안은 사기업이 검열을 할 수 있는 권한을 준다. 무엇보다도, 이 법안은 그것을 위해 취해야 필요한 법적절차를 우회하고 있다.” – James Allworth (Harvard Business School)

“사고가 차단당할 때, 정보가 지워질 때, 대화가 억압당하고 사람들의 선택권이 제한될 때,  우리 모두의 인터넷은 축소될 것이다. 경제적인 인터넷과 사회적인 인터넷과 정치적인 인터넷이 따로 있는 게 아니라, 그저 인터넷만 있을 뿐이다.” – Hillary Clinton (United States Secretary of State)

법안의 시행을 반대하는 이는 흔히 생각하는 자유주의자나 좌파들 만이 아니다. 하바드비즈니스스쿨의 학자나 힐러리 클린턴 국무장관 같은 주류도 함께 하고 있다. 당연한 이치로 온라인 기업들도 일제히 반대하고 있다. 구글의 에릭 슈미트는 이 법안이 인터넷이 담고 있는 특징인 링크와 그 근본적 구조 자체를 범죄시할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이 법안을 통해 검색엔진을 내장하고 있거나 저작권을 침해한 해외 사이트를 링크하고 있다는 것만으로도 어떤 회사가 벌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구글 뿐 아니라, 페이스북, 위키피디어, 야후 등 관련기업들은 자신들의 사업기반 자체를 흔들어 놓을 이 법안에 맹렬히 반대하고 있다.

한편 하바드 로스쿨의 헌법 전문가인 로렌스 트리베는 법적인 관점에서 좀 더 근본적으로 접근하고 있다. 그는 이 법안이 수정헌법1조를 위반하고 있다는 편지를 의회에 제출했다. 즉, 트리베는 이 법안이 법정에서 설명할 기회를 박탈한 상태에서 발언을 억압할 수 있기 때문에 불법적인 “사전억제(prior restraint)”에 해당한다고 주장하였다. 더불어 “악당 웹사이트(a rogue website)”의 개념정의도 헌법의 정신과 어긋나게 모호하다는 것이 그의 주장이다. 이는 앞서 에릭 슈미트와 동일한 결론에 도달한다. 사용자가 생산하는 콘텐츠로 사이트를 구성하는 수많은 사이트를 불법화하는 결과를 가져올 것이란 이야기다.

이상에서 살펴볼 때, 이 사건은 또 한번 오늘날 지적재산권이 과연 본래 생겨나고 발달하였던 그 취지에 부합하여 현대문명의 발전을 추동하고 있는 것인가에 대한 물음을 던져주고 있다. 각종 지적재산권이 마치 물적 자본과 마찬가지로 소수에게 집중되고 있는 상황에서 “표현의 자유”를 가장 앞장서서 지켜야할, 그럼으로써 좀 더 많은 지적 창조물이 자유롭게 생산되게끔 해야 할 시스템이 기득한 지적재산권을 지키기 위해 표현의 자유와 산업발전을 억압하는 상황을 연출하고 있는 셈이다. 때문에 좌파 경제학자들 뿐 아니라 체제를 옹호하는 주류 경제학자들 역시 지적재산권 시스템이 다른 방향으로 개선되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저자들은 라이센스피, 규제, 특허가 이제는 너무 오용되어 창조의 비용을 상승시키고 새로운 아이디어의 확산 속도를 늦추고 있다고 주장한다. 레빈은 “대부분의 특허는 시장의 다른 이들보다 단기적인 우위를 점하기 위해 그들의 혁신을 경쟁자로부터 보호하려 희망하는 혁신자들이 얻는 것이 아닙니다. 대부분의 특허는 다른 이들이 자신들을 특허침해로 고소하지 못하도록 방지하려는 방어 목적의 특허 포트폴리오를 구축한 대기업들이 취득하고 있습니다.”라고 설명하고 있다. [중략]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들은 시스템의 변화가 시급하다고 말한다. 이 경제학자들은 지적 독점 (특허)를 경제적으로 해로운 것으로 증명된 무역 독점에 비교했다. 그들은 “몇 세기 동안 경제적 진보의 원인은 자유무역의 그것과 동일시되었다. 다가올 몇 십 년 동안 경제적 진보를 유지하는 것은 가면 갈수록 혁신적으로 지적 독점을 줄이고 궁극적으로 제거시키는 능력에 달려있습니다.”라고 쓰고 있다.[특허 및 저작권 법 폐지를 주장하는 경제학자들]

앞서 말했듯이 우리는 이러한 이슈에 있어서는 선진국 미국을 앞서고 있다. 이미 지적재산권 보호라는 명분으로 몇 해 전에 아이가 부르는 연예인의 노래 동영상을 단속하려던 사례도 있었다. 당시 법원은 이 사안에 대해 저작권협회 등에게 불리하게 선고하였으나 이는 저작권의 권리를 전적으로 부정하는 것이 아니라 해당 콘텐츠의 내용이 창조적이고 비상업적으로 사용되었기 때문이라고 우회적인 판결을 내렸다. 최근에는 한미FTA 발효를 앞두고 저작권법을 비판자들로부터 위헌적이라는 비판을 받을 만큼 개악하였으며, 방송통신위원회가 법적근거도 모호한 상태에서 SNS와 앱을 규제하겠다고 나서고 있다. 미국이 보고 배워야 할 나라다.

SOPA의 비판자 중 일부는 미국이 중국을 모델삼아 검열국가가 되려하고 있다고 비판하고 있으나 이는 본질을 잘못 파악하고 있는 것이다. 권위주의적 정치체제의 중국이 주로 정치적 발언을 제지하기 위해 검열을 이용하는 반면, 미국은 다른 접근을 하고 있다. 즉, 그들은 지적재산권이라는 사적소유를 공고히 하겠다는 진일보한(?) 자본주의 시스템에 대한 위협을 제거하겠다는 검열의 차원인 셈이다.(우리나라는 그 중간 쯤 되는 듯?) 그런 면에서 그것은 더 잔인하고 더 교묘할 수 있다. 마치 파업주동자를 정치범으로서가 아니라 경제사범으로 처리해서 거액의 벌금을 매겨서 경제적으로 – 그리고 인격적으로 – 파탄 내는 것처럼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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