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체 투자를 늘리려는 연기금의 장래 계획에 관해

국민연금은 투자 섹터 다양화를 위해서도 힘을 기울일 예정이다. 내년 중 헤지펀드에 투자하기 위해 현재 적극 검토 중이며 상품(Commodity), 해외 벤처투자, 무형/지적 재산권 투자, 민관합동파트너십(PPP)을 통한 핵심 인프라투자, 농업 및 원목(Timber) 등으로 투자 섹터를 넓혀나갈 계획이다. [중략] 한국투자공사의 추 부사장은 “과거 20~30년간 주식·채권 등 전통 자산에서 꾸준한 수익이 발생했지만 앞으로는 손실을 걱정해야 할 것”이라며 “앞으로 국부펀드들의 대체 투자 비중은 자연스럽게 늘어날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전통 자산의 기대 수익률 하락에 따라 전체 운용자산(AUM) 가운데 평균 20% 수준인 전세계 국부펀드의 대체 출자 비중은 향후 꾸준히 올라갈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국민연금·KIC, 대체투자 늘린다]

요즘 연기금의 운용책임자는 고민이 많을 것이다. 인용문에서 보는 것처럼 연기금은 여태의 기간 동안 주식·채권 등 소위 “전통 자산”으로 자산을 운용하여 왔기에 운용에 큰 어려움이 없었다. 주식과 채권 중에서도 리스크가 적고 수익률이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국고채 등 채권의 비중이 높은 와중에 수익률 제고를 위해 상장 주식을 일부 혼용하는 형식으로 자산을 운용하여왔기 때문에 운용에 큰 어려움이 없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제 그러한 보수적인 운용은 한계에 부닥치고 있다. 전 세계적인 저금리 기조로 인해 채권수익률은 역사적인 저점에 머물러 있다. 주식은 일부 국가를 제외하고는 횡보하고 있다. 그 와중에 연금 수혜자는 빠르게 늘어나고 있고 이들에게 보장한 수익률은 현재의 운용 수익률보다 높은 수준이다. 그렇기에 전통 자산의 수익률을 뛰어넘는 새로운 자산을 편입시켜야 하는 압박에 시달리는데 이런 자산을 “대체 자산”이라 한다.

대체 자산(alternative assets)은 인용문에서 언급된 상품(Commodity), 해외 벤처투자, 무형/지적 재산권 투자, 인프라 투자 등을 망라한다. 이러한 자산이 전통 자산과 다른 점은 아직 시장의 규칙이 표준화되어 있지 않고 리스크가 상대적으로 높은 것으로 간주되어 상대적으로 높은 수익률을 시현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현재 연기금이나 국부 펀드는 이러한 대체 자산의 비중을 높임으로써 전체적인 자산 수익률을 높이고자 한다.

“High Risk, High Return”이라는 잘 알려진 격언이 이 상황을 표현하는 적당한 표현일 것 같은데, 사견으로 이 표현은 그리 정확한 표현은 아니다. 높은 리스크를 부담하는 투자에 모두 높은 수익을 기대할 수 있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투자는 초기 단계부터 청산 단계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리스크가 있고, 대체 자산은 앞서 언급하였다시피 전통 자산과 같이 표준화되어 있지 않기에 수익을 자체를 시현할 수 없는 리스크도 존재한다.

즉, 채권이나 주식은 거래소가 마련되어 있어 투자에서부터 청산까지 비교적 큰 전문성이 없이도 투자를 하고 수익을 찾아올 수 있다. 하지만 비정형적인 대체 투자는 이와는 다르다. 대규모의 개별 투자는 저마다의 투자 준칙을 따르고 처한 상황도 다르다. 운용 책임자가 전문성이 떨어지고 주의를 기울이지 않는다면 전통 자산보다 더 낮은 수익을 감내해야 할 수도 있다. MB정권 하에 자행된 자원 투자가 바로 대표적인 사례랄 수 있다.

그렇다면 우리는 연기금의 수혜(예정)자로서 대체 투자를 반대해야 할 것인가? 연기금 운용의 전체적인 그림이 아닌 단순히 투자 전략의 측면으로만 본다면 대체 투자 자체를 반대하기는 어려울 것 같다. 앞서 썼듯이 전통 자산으로 만으로는 연기금이 지속가능할 것 같지 않기 때문이다. 현재로서는 연기금이 대체 자산에 대한 리스크를 최소화할 수 있는 전문성을 갖추기를 기대하고 이에 대한 대책을 강구하게끔 하는 것이 상책일 것 같다.

‘牛버’처럼 행동하는 Uber에 관한 단상

우버와 같이 어플리케이션을 통해 구현되는 소위 공유 경제에 대해 연구하고 있는 스탠포드 대학 사회학과의 Paolo Parigi 교수는 우버와 투자자들이 대중에게 메시지를 보내고 회사의 문화를 바꿀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내 인상은 우버의 문화가 성차별적이고 완고한 것으로 인지되고 있습니다.” Parigi의 말이다. “그게 정확하고 말고의 여부는 상관없이, 이러한 인식은 장기적으로 그들에게 경제적 손해를 안길 수 있습니다. 이사회나 최고위 관리부서에 쉐릴 샌드버그 같은 이를 데려오는 것도 그들의 이슈를 해결하는데 있어 하나의 장기적인 경로가 될 수 있습니다.”[Uber May Need Adult Supervision as Controversy Builds]

“공유경제” 비즈니스의 신화 우버(Uber)가 최근 화려한 조명을 받고 있다. 문제는 그 조명이 화려한 핑크빛이 아닌 우울한 잿빛이라는 점이다. 자사에 비판적인 기자를 염탐하겠다는 임원진 Emil Michael의 발언, 회사를 경영하니 여자 만날 일이 많다며 회사를 “가스머(Boob-er)”라 너스레를 떨거나 경쟁사 리프트(Lyft)의 자금조달을 방해하려 했었다는 CEO Travis Kalanick의 발언 등이 최근 우버가 연달아 저지른 실수들이다. 이런 상황은 Parigi 교수의 말대로 우버가 나쁜 기업으로 보이게 하는 데 일조하고 있다.

회사는 대외 커뮤니케이션 담당으로 오바마 대통령의 고문을 지냈던 David Plouffe를 기용하기도 했지만 이미 이러한 몇 가지 명백한 설화로 말미암아 이제 와서 “악마가 되지 말자”라는 슬로건을 내밀더라도 그리 도움이 될 것 같지는 않다. 한 투자자는 회사가 “그토록 빨리 성장하는 것이 얼마나 스트레스 받는 일일지 일반인은 모를 것이다”라며 경영진을 옹호하고 있지만, 문제는 그들의 비즈니스는 그 일반인에 의해 유지되고 그들의 인식은 Parigi 교수의 말처럼 정확성 여부와 그다지 상관없는 이미지의 문제라는 점이다.

한편으로 실제 일어난 일이 대중이 인지한 것과 다를 경우 억울할 수도 있을 것이다. 얼마 전에 우리나라 신생IT기업 다음카카오에게 닥친 위기도 사측 입장에서는 이렇게 받아들일 수도 있을 것이다. 그래서 여러 회사의 이해관계자는 자신들의 억울함을 토로하기도 하고 심지어 대중을 조롱하기도 했다. 하지만 기업에서 벌어진 일에 대한 사실관계와 이에 대한 대중의 인지가 반드시 같을 필요도 없고 또 상당수 같지도 않다. 기업은 그러한 사실을 알기에 기업 이미지 광고를 하고 대외 홍보 업무를 주요 업무로 삼고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왜 신생기업은 때때로 이러한 실수를 저지르는 것일까? ‘급격한 성장으로 인한 스트레스’를 지적한 한 투자자의 발언에서 그 원인의 단초를 발견할 수 있을 것 같다. 성장으로 인한 스트레스는 (선량한) 투자자 측면에서는 배려해줄만한 정황이긴 하지만 외부에서 보기에 그러한 스트레스로 인한 대외적 행동이 성차별적이고 완고하게 보인다면 곤란한 노릇이다. 소비자는 투자자보다 더 기민하게 선택지를 옮길 수 있다. 어플을 새로 깔아 우버 이용자는 리프트로, 카톡 이용자는 텔레그램으로 옮기는 것은 그다지 어렵지 않다.

모든 기업이 다 그렇지만 다음카카오나 우버와 같이 터무니없는 속도로 성장하고 있는 회사는 특히나 그들의 성장에 어울리는 옷을 걸치고 마인드를 바꾸는데 주의를 기울여야 할 것이다. 아무도 주목하지 않는 신생기업일 당시 취했던 어리석은 – 그러나 누구도 신경 쓰지 않았던 – 행동이 대규모 투자를 유치하거나 상장을 한 기업에게는 치명적인 독이 될 수 있다. 특히 스마트폰을 기반으로 하는 비즈니스를 영위하는 기업에게는 더더욱 그러할 것이다. 그들의 비즈니스 이용자의 대부분의 인지는 “정확성 여부”와 상관없으니 말이다.

당신의 연금은 안녕할까요?

루스벨트 대통령이 집권했던 1935년에 법제화된 사회보장제도는 노인층의 빈곤과 싸우기 위한 적당한 제도였다. 그러나 이 비교적 적은 수입 보조 수단(1940년 1월 31일에 아이다 풀러에게 최초로 지급된 월 급여는 23달러였다.)은 평균 월 급여가 1100달러에 이르는 주요한 은퇴 연금으로 변했다. 인구 구성은 이 체제를 파산으로 몰아갔다. 주된 이유는 1935년에 62세였던 기대 수명이 1990년에는 75.4세로 늘어났기 때문이다. 현재 기대 수명은 78.7세다. [중략] 국제통화기금은 2012년 발표한 보고서에서 서양 세계 전반에서 정부 계리사들이 수명 연장 수준을 3년 적게 예측했다고 밝혔다. 그리고 2050년의 기대 수명이 예상보다 3년 더 길 경우 공공 부문과 민간 부문의 연금에 들어가는 비용이 엄청날 것이라고 경고했다.[강대국의 경제학, 글렌 허버드/팀 케인 씀, 김태훈 옮김, 민음사, 2014년, pp310~311]

일반적으로 생각할 때 기대 수명이 늘고 인구가 느는 것은 경제에 좋은 영향을 미친다. 물론 그 늘어나는 인구가 소비하는 이상으로 생산을 하여 경제가 성장할 것이라는 당연한 기대감이 현실에 반영될 때의 일이지만 말이다. 하지만 여태의 역사를 볼 때 대체적으로 인구 증가는 제도 및 생산수단의 발전과 맞물려 경제를 성장시키는 밑거름이 되어 왔다. 그리고 경제가 발전하면 생활수준도 높아져 다시 기대 수명이 올라가는 선순환 구조가 이루어져왔다. 한편 자연적으로 노년층이 늘어나면서 생겨난 제도가 바로 연금이다.

연금 제도는 노동력이 감퇴하여 빈곤에 시달릴 여지가 많은 노년층에 대한 복지제도의 성질도 있지만, 아직 노동력의 여유가 있는 노동자가 은퇴하는 것에 대한 일종의 임금보전의 성격도 있다. 기업 등 노동력을 활용하는 조직은 노동자의 연령에 따른 정년을 둠으로써 청년층을 신규 노동력으로 유입시킬 수 있는 순환구조를 유지할 수 있는 것이다. 그리고 은퇴한 노동자는 생계수단을 포기하는 대가로 여태의 임금에서 일정 몫을 떼어 운용되는 연금으로 생활을 유지한다. 이것이 노동력의 생애주기에 대한 일종의 사회협약이었다.

현재의 문제는 인용문에서 보는 것처럼 기대 수명의 상승 추이가 전례 없이 급격하게 상승하고 있다는 점일 것이다. 한편 경제가 성숙 상태에 진입한 국가들은 이러한 기대 수명의 상승 추이와 저출산 추세가 맞물려 인구구성이 급격히 고령화되고 있다. 이러한 상황 역시 전례 없는 것이다. 이에 따라 지난 몇 십년간 비교적 순탄하게 유지되었던 노사관계와 연금에 대한 사회협약의 정당성이 뿌리부터 흔들리고 있다. 금융위기 이후 유럽 등을 중심으로 번졌던 긴축재정은 주되게 이 사회협약의 파기였기에 그 시도는 거센 저항에 부닥쳤다.

우리나라 역시 이제 본격적인 사회협약의 파기 국면에 접어들었다. 정부는 공무원 연금을 “개혁”하겠다고 나섰는데, 화살촉이 “철밥통” 공무원을 향해있고 “개혁”이란 이름으로 포장되어 있기에 현재까지의 여론은 그리 나쁘지 않아 보인다. 하지만 실상 연금 제도 전체가 지속가능성이 갈수록 불투명한 만큼 공무원을 향해 있는 화살이 언제 군인이나 국민 전체로 향할지는 알 수 없는 일이다. 문제는 언젠가는 한번 재정립해야 할 그 사회협약에 연금의 축소는 의제에 있지만 기존의 노동조건에 대한 반대급부는 의제에 없다는 점이다.

당신의 연금은 안녕할까요?

갈수록 계급별로 차별화될 금융자산에로의 접근성

은행(영란은행 : 역자주)의 자산 매입이 아니었다면 대부분의 영국인의 상황은 더욱 악화되었을 것이다. 경제성장은 더 낮았을 것이다. 실업은 더 악화되었을 것이다. 더 많은 기업들이 망했을 것이다. 이러한 상황은 우리 사회의 다른 모든 그룹과 더불어 저축을 하는 사람과 연금을 타는 사람들에게 매우 심각한 영향을 미쳤을 것이다. 자산매입의 여하한의 효과 측정은 그 관점에서 바라보아야 할 것이다. 은행의 자산매입은 거의 대부분 영국의 국채에 집중되었었고, 이로 인해 국채의 가격은 오르고 수익률은 떨어졌다. 그러나 이 때문에 회사채나 주식과 같은 다른 자산들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였다. 결과적으로 은행의 자산 매입은 국채뿐만 아니라 광범위한 자산가격의 상승을 초래했다. 사실 은행의 평가에 의하면 자산 매입이 국채 가격을 끌어올린 것만큼이나 주가를 끌어올렸다. [중략] 자산 가격이 올라감으로써 자산 매입은 연금 펀드 이외에도 소유하고 있는 가구의 금융 자산의 가치를 상승시켰지만, 이는 이들 자산의 40%를 소유하고 있는 상위 5% 가구에게로 보유고를 심하게 왜곡시켰다.[The distributional effects of asset purchases]

영국 의회의 재무위원회가 2012년 예산 리포트에서 통화정책의 재분배 기능에 대해 문제를 제기한 것에 대해 영란은행 내부가 작성한 일종의 답변서 요약내용 중 일부다. 잘 요약되어 있다시피 “양적완화”와 이를 통한 자산 매입은 의도하였든 의도하지 않았든 회사채나 주식과 같은 금융 자산의 가격 상승에 영향을 미쳤다는 것이 중론이다. 그런데 이들 자산의 대부분은 부자들이 들고 있었고 결과적으로 재분배 효과는 부자에게 유리하게, 그리고 대부분의 무산계급에게 불리하게 영향을 미쳤다.

서구사회에서 자산 불평등이 심화되어가고 있다는 것은 경제학자뿐 아니라 재닛 옐렌 Fed 의장이 지적할 정도로 보편적 사실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위 보고서는 비록 자산 매입의 보편적인 효과를 전제로 하고 있지만 중앙은행의 자산 매입이 이러한 경향에 기여하였음을 일정 정도 인정하는 내용이다. 금융위기와 이를 극복하려는 노력이 이루어지는 동안 대다수의 시민들은 무리해서 매입한 부동산 자산의 폭락에 신음하고 금융 자산의 상승 기류에 편승하지 못함으로써 이중으로 고통 받게 된 셈이다.

물론 양적완화가 지속될 수 없을 것이기에 금융자산가들이 일방적으로 수혜를 받는 시기가 계속될 수는 없을 것이다. 하지만 이러한 풍경은 모든 자산이 증권화되고 세계화되는 와중에 계급별로 그 자산에 대한 접근성이 차별화되어가는 경제체제의 상황을 잘 설명하고 있다. 자산가는 연기금뿐 아니라, 새로이 탄생하는 각종 투자펀드나 인기 있는 공모주에 그들의 재산을 투자한다. 그 와중에 서민들이 누릴 수 없는 세제혜택도 누린다. 이제 실제로 프라이빗뱅킹이 빛을 발하는 시대가 온 것인지도 모른다.

오늘 있을 중대한 판결

오늘 중대한 판결이 내려진다. 대법원은 오늘 오후 2시 노모씨 등 쌍용자동차 해고 노동자 153명이 낸 해고무효확인 소송 상고심 판결을 내릴 예정이다. 쌍용차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유동성 위기를 겪던 중 회생절차를 밟고, 2009년 2,405명의 해고를 단행했다. 노조의 거센 반발 속에 결국 최종 165명을 해고하는 것으로 마무리했지만 이중 153명은 부당해고라며 2010년 소송을 제기했고 오늘 그 소송의 최종 판결이 나오는 것이다.

가장 중요한 관심사는 경영상 판단에 따른 정리해고의 허용 범위다. 근로기준법 제24조에 보면 “사용자가 경영상 이유에 의하여 근로자를 해고하려면 긴박한 경영상의 필요가 있어야 한다.”는 조항이 있다. 이 “긴박한 경영상의 필요”라는 주관적인 관점이 강하게 배어있는 애매한 표현으로 인해 노동계와 재계는 수많은 반목을 거듭하고 있다. 그리고 그 중에서도 가장 첨예한 갈등이 수많은 죽음을 초래한 쌍용차의 정리해고 사건인 것이다.

하급심 결과는 엇갈렸는데 정리해고의 근거였던 2008년 안진회계법인의 감사보고서에 대해 각각의 재판부가 달리 판단하였기 때문이다. 1심은 “유동성 부족 사태를 극복할 방법이 없어 … 해고를 단행”했다며 사측의 손을 들어주었다. 2심은 “신차종 판매에 따른 미래 현금 흐름이 전부 누락되고 … 해고를 회피하기 위한 모든 노력을 다했다고 보기 어렵다”며 노동자의 손을 들어주었다. 엇갈린 판결은 “경영상의 필요”의 해석의 어려움을 잘 말해준다.

공지영 씨의 책 ‘의자놀이’에 의하면 안진회계법인의 보고서는 쌍용차의 건물, 구축물, 기계장치 등 유형 자산 평가에 문제가 있다며 자산 평가액을 전년도보다 5,177억 감액하기도 했다. 금융노조법률원 김태욱 변호사는 이러한 손상차손 과다 계상으로 말미암아 쌍용차의 부채비율이 187%에서 561%로 급증하였다고 주장했다. 이 말이 사실이라면 전문가의 무미건조한 의견이 회사와 노동자의 운명을 좌우하는 상황을 보여주는 상징적인 사례인 것이다.

경제적 의미가 있는 소송에 대한 판결은 경제학 이론이나 금융, 회계 등 실무에 있어서의 법제도의 발전과 함께 자본주의 경제체제의 발전과 노선의 수정에 중요한 역할을 했다. 일례로 건물의 일조권이 해당 건물의 시장가치에 영향을 미친다는 판결이 있음으로 인해 우리는 그 권리를 지킬 수 있게 된 것이다. 오늘 있을 판결은 어쩌면 일조권보다 훨씬 중요한 노동권에 대한 시금석이 될 판결이다. 이제 “긴박한”에 대한 명확한 정의를 내릴 때가 됐다.

“무상급식”에 대해 주절거린 트윗 모음

# “무상급식”도 사실 “마녀사냥”, “혈세” 등처럼 단어 내에 선입견이 포함된 안 좋은 네이밍이다. 따지고 보면 대개의 재정집행이 이미 무상이지만 그들을 “무상도로”, “무상경찰”이라고 하지 않기 때문이다.

# 그렇지만 조금은 불가피한 면이 있긴 했다. 이 개념을 정책으로 선도적으로 쓴 정치조직이 바로 민주노동당인데, 당시 정책을 간결하고 쉽게 이해할 수 있는 슬로건으로 내세울 수밖에 없는 측면이 있었다. 그 슬로건이 바로 “무상교육, 무상의료”.

# 무상급식에 대해 보수가 쉽게 공격할 수 있는 이유는 급식이라는 서비스가 가지는 고유한 특성, 즉 배제/경합 가능성이다. 공공재는 배제와 경합이 어렵다는 경제학적 원리가 내재되어 있고 도로나 치안 등이 대표적인 데 급식은 이와는 다르기에 공격하기 쉽다.

# “공공재(Public Goods)”와 “공익성(Public Interest)”는 특정 재화/서비스의 공통적인 속성이면서도 그렇지 않기도 한데, 공익성이라는 특성은 경제적이라기보다는 정치적 개념이기 때문이다. 급식을 공공재로 받아들이는 사회 분위기 등.

# 급식이 또 하나의 교육이 되는 과정에는 급우와 같은 음식을 먹으며 평등 의식을, 건강한 급식을 먹으며 생산 노동의 소중함을 배우는 것 등이 포함될 것이다. 하지만 도지사가 급식을 거부하고 학교가 성적순으로 밥을 주는 사회에서는 넘어야 할 산이 많다.

원문

0.01%가 다시 앞서가고 있는 미국의 자본주의

런던 경제학 스쿨의 Saez씨와 Gabriel Zucman의 새 보고서는 이전에는 최상위 부자들의 부(wealth)의 지분을 매우 과소평가했다고 판단하고 있다. [중략] 1920년대에 하위 90%는 미국의 부의 단지 16%를 소유하였을 뿐이다. 이는 1929년의 붕괴 이전까지 전체 부의 4분의 1을 통제한 상위 0.1%의 것보다도 한참 모자라는 것이었다. 대공황의 시작부터 제2차 세계대전의 막바지까지 전체 부에 대한 중산층의 지분은 꾸준히 들었는데, 이는 주요하게는 부유한 가구가 망가진 탓이다. 그 이후로 중산층의 지분은 보다 광범위한 자본 소유, 중산층의 소득증가, 그리고 주택소유 상승률 덕분에 국부와 함께 증가하였다. 퇴직연금에 대한 세금면제 확대도 또한 기여했다. 1980년대 초반까지 중산층의 가구의 부에 대한 지분은 36%까지 증가했고 거칠게 볼 때 상위 0.1%의 지분의 네 배에 달했다. 그러나 1980년대 초반부터 이러한 추세는 역전된다. [중략] (차트를 보라) 1986년에서 2012년까지 상위 1% 가구의 실질소득은 연 3.4% 증가한 반면 하위 90% 가구는 0.7% 증가하였다. 그러나 Messrs Saez와 Zucman은 추락하는 중산층의 순수자산 추이의 주된 원인은 치솟는 부채 탓이라고 판단하고 있다. 치솟는 주택가격은 모기지 부채 역시 늘어났기 때문에 중산층의 부의 증가에 거의 기여하지 못했다. 하지만 초라한 주택의 가격이 떨어져도 부채는 그대로 남아 중산층의 부를 더욱 쥐어짠다.[It is the 0.01% who are really getting ahead in America]

이러한 현상의 원인은 다양하게 제시될 수 있을 것이다. 자본주의의 신자유주의화, 미국 산업에서의 금융업의 예외적 성장, 배당과 소득 비중의 역전, 인터넷 산업의 융성, 노조운동의 쇠퇴 등이 떠오른다. 미국이라는 한 나라만 놓고 본다면 소위 “자본주의의 모순”에서 비롯된 현상도 있을 것이지만 산업구조의 변화라는 피하지 못할 원인에서 비롯된 현상도 있다. 상황이 그러하다면 과연 부의 불평등이 어느 정도 해소되었던 제2차 세계대전 이후부터 1980년대 초반까지는 자본주의 체제의 부의 집중 경향에 있어서의 예외적인 시기였던 것인가 하는 의문도 든다.


(출처 : cfr.org)

최근에 빌 게이츠가 토마 피케티의 책을 읽고 이에 반박하면서 최상위 부자들이 상당수 이전 세대의 부자들에서 바뀌었다는 정황을 들어 피케티의 논지를 반박하기도 했지만, 어쨌든 자산 축적의 작동방식은 그리 많이 바뀌지 않았음은 분명하며 이를 이용해 부를 쌓는 이에 대한 부의 집중도가 계속 높아지고 있음은 추세적인 것 같다. 즉, 자본(equity)의 소유는 소득 없이 부를 축적할 수 있는 보편화된 수단이며 금융위기 전까지 정치권은 “자본 소유의 민주주의”를 통해 자본 평등을 주창하였지만 부동산 거품 붕괴와 함께 그 신화는 무너져 내린 것이다. 반면 최상위층의 자본 소유와 축적 방식은 세계화와 더불어 더 세련되어 지고 있을 것이다.

우리나라 역시 이런 “자본 소유의 민주주의”에 어느 나라보다 앞선 나라였다. 한때는 망국병이라 할 만큼 부동산 투자, 즉 자본소유를 통한 시세차익의 시현은 국민적 붐을 이루었고 이는 차입을 통해 레버리지를 들어 올리는 것이 일반적이었다. 며칠 전에 발생한 일가족 자살사건에서 알고 보니 가족 명의로 열다섯 채나 집이 있다는 사실이 새삼 화제가 되었는데, 바로 그들이 그렇게 많은 집을 갖게 된 것이 부채를 통한 주택 구입이었다. 자본의 부의 축적 방식은 진화하고 있는데 아직도 중산층의 부동산 신화는 과거에 머물러 있는 것일지도 모른다.